문화/영화·드라마

[영화]말레피센트

bluewizy 2014. 6. 12. 01:12



무어스에 들어온 스테판이라는 인간과 무어스의 요정 말레피센트(안젤리나 졸리)는 공간을 초월하는 친구가 된다.

하지만 스테판은 인간의 욕망과 욕심에 사로잡혀 말레피센트의 날개를 떼어내는 배신을 하게 되고

말레피센트는 스테판과 그의 아내에게서 태어난 딸 오로라 공주에게 저주를 내린다.

16살이 되는 생일날에 물레가시에 찔려 깊은 잠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초반부만 보면 고전 동화 '잠자는 숲 속의 공주'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디즈니가 겨울왕국에서 맛보기로 선보였던 비틀기가 말레피센트 영화에서는 더 극대화된다.

말레피센트 캐릭터 자체가 절대 악한 느낌이 아니라 선한 느낌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저주를 내린 것도 배신에 대한 분노라는 이유가 존재하고

스테판 왕이 계속해서 말레피센트를 없애고자 하면서 그녀는 생존을 위해 대항하기 때문이다.

영화 내내 말레피센트가 했던 행동들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해서 사실은 나쁜 마녀가 아니라는 설명을 하며 기존 동화와 차별화를 시도한다.

그리고 자신이 저주를 내린 오로라 공주와의 관계와 감정의 변화도 보여줌으로 해서

강인한 겉모습 안에 숨겨진 따스하고 여린 내면을 보여준다.


영화는 이런 식으로 기존 동화에 대한 비틀기를 시도한다.

하지만 비틀기마저도 너무 전형적이라 나중에는 예측이 가능하다는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디즈니의 이러한 비틀기는 전통적인 이야기 전개로 인해 한동한 침체기를 겪었던 것에서 나오는 것 같다.

세상이 전통적인 방식이나 흐름으로는 이제 살아남지 못하는 때가 되었고

사람들이 단순한 것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다기 보다는 조금 더 다양한 것을 원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러한 미국의 기존 질서에 대한 비틀기는 10년된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키드'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이 뮤지컬 또한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비틀기이기 때문이다.

(위키드에서도 초록마녀가 사실은 나쁜 마녀가 아니라는 얘기가 나온다.)


말레피센트의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안젤리나 졸리를 내세우고

캐릭터에 거대한 뿔과 날개, 도드라지는 광대뼈를 부각시키는 등 강인함을 강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마치 여성이지만 히어로물의 영웅처럼 강한 특징을 부여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시원한 느낌을 준다.

미국 흥행 분석을 보면 관람한 관객의 60%가 여성이라고 하는데 이런 부분에서 대리만족하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아바타 제작진이 참여했다고 하는 만큼 CG로 구성된 영상은 아름답기 그지 없고

실사 캐릭터와 배경이 자연스레 어울리고 있는 느낌이다.

또한 3D관람을 염두해둔 배경배치도 눈에 띄어서 3D로 감상해도 무척 좋을 것 같다.


어느 정도 결말이 예측가능한 이야기 전개가 아쉽지만

기존 동화에 대한 비틀기에 대한 기본 재미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사실 한가지.

어린 오로라 공주 역할로 나왔던 꼬마 아이가 졸리의 친딸인 비비엔 졸리-피트라는 것도 소소한 재미.

말레피센트가 애틋하게 바라본 그 모습은 연기가 아니라 실제일 수도 있다는거. ㅎㅎ

'문화 > 영화·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끝까지 간다  (0) 2014.06.19
[영화]엣지 오브 투모로우  (0) 2014.06.19
[영화]그녀(Her)  (0) 2014.06.11
[영화]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패스트  (0) 2014.06.05
[영화]위크엔드 인 파리  (0) 2014.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