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영화·드라마

[영화]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bluewizy 2014. 6. 23. 10:57




100세 생일을 맞은 알란은 따분한 양로원을 벗어나 모험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창문을 넘어 양로원에서 도망친다.

일단 가진 돈을 털어서 버스표를 산다.

버스를 기다리던 중 폭력배같이 생긴 사람이 가방을 맡기는데

버스가 오자 별 생각없이 가방을 가지고 버스를 탄다.

이걸 계기로 영화내내 온갖 에피소드가 펼쳐지게 된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알란이 살아온 인생 얘기도 펼쳐지고.

그런데 알란이 20세기 현대사의 중요한 일에 꼭 관여를 하게 된다는 점이 재미있다.ㅎㅎ


알란은 어렸을 때 돌아가신 엄마가 해준말을 인생의 지침으로 삼는다.

"생각을 많이 해봐야 답도 없고, 닥칠일은 닥치고, 인생은 살아가게 되어 있다."

그래서 알란은 근심이나 걱정을 하지 않는다.

일이 발생하면 그때마다 즉흥적으로 해결하는데 이게 꽤 잘 먹힌다.


영화는 크게 2가지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되는 느낌.

하나는 가방으로 인한 쫓고 쫓기는 로드무비 느낌의 내용이고

이것은 현재 100살이 된 알란이 살아가는 방식으로 보여준다.

또 하나는 알란이 과거에 살았던 기억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알란의 과거이기도 하지만 현대사의 모습을 다른 시각으로 보여준다.

알란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현대사의 중요 사건들에 큰 기여를 하니까.ㅎㅎ


알란의 바보스러운듯한 성격과 낙천적인 성격으로 벌어지는 일들이

유쾌하게 표현되고 보는 이로 하여금 큰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또한 하나 둘 씩 엮이는 동료들도 각각 개성적인 매력을 뽐내는데

28년동안 공부만 한 베니 또한 그 중 하나.

하나를 공부하면 다른게 궁금해져서 계속 공부만 하고 있다.

그래서 '거의'동물학 전문가라든지 '거의'경제학 전문가.

'거의'가 붙는 이유는 학위만 없을뿐이지 공부는 다 했기 때문.ㅋㅋㅋ


계속되는 해프닝과 사건이 벌어져서 해결이 절대 되지 않을 것 같지만

이런 갈등과 사건들을 해결하는 방법도 꽤나 재치있게 풀어낸다.

오랜만에 유쾌한 영화를 한 편 본 느낌.


마지막에 알란이 베니에게 충고를 하는 대사가 나오는데

이 영화의 핵심을 말하는 것 같다.

"소중한 순간이 오면 따지지 말고 누릴것. 우리에게 내일이 오라는 보장은 없으니까"

이 말 외에도 정말 주옥같은 명대사들이 있지만 마지막 순간에 내뱉은 저 말이 제 기억속에 남는다.


삶을 살다보면 골치아픈 일도 생기고 복잡한 일도 생긴다.

계속 고민하고 생각을 해도 해결되지 않다가 때론 단순한 방법으로 해결이 될 때도 있다.

또는 때가 되면 저절로 해결이 될 때도 있고.

미리 고민을 하기보다는 현재의 순간에 충실하고 하나씩 고민을 지워가다보면

어떤 복잡한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까? ^^;;


감상평들을 보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책이 훨씬 재미있다고 한ㄷ.

책의 방대한 내용을 영화로 담는데 한계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맘에 들었다면 책을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나도 책을 읽어볼까 생각중. ㅎㅎ


마지막으로 주인공 알란을 연기한 배우 '로베르토 구스타프손'에 대한 얘기.

이 배우가 혼자서 알란의 20대부터 100세까지 연기를 한다.

마치 여러 사람이 연기한 느낌인데

그만큼 연령대별 표현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하고 연기력이 뛰어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 검색해보니 '스웨덴에서 가장 웃긴 남자', '슬랩스틱 코미디의 달인'으로 불리고

'흉내내기의 1인자'로 통해서 다양한 목소리 범위와 다양한 악센트를 구사한다고 한다.

극장에서 직접 확인해보길. ^^